육아

아이의 거짓말,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info-panda 2025. 4. 14. 22:00

아이의 거짓말,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훈육의 적정 시기와 감정 중심 양육의 시작


1. 아이의 거짓말, 모두 나쁜 행동일까요?

 

부모라면 한 번쯤은 아이의 거짓말에 당황해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과자를 몰래 먹고는 “안 먹었어”라고 하거나, 물건을 숨기고 “몰라”라고 말하는 경우지요.
이런 순간, 아이의 ‘거짓말’을 단호하게 바로잡아야 할지, 아니면 무심히 넘겨야 할지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아이가 거짓말을 한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나쁜 의도’나 ‘도덕적 결함’에서 비롯된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유아들은 자기 방어, 상상력, 감정 표현 부족 등의 이유로 진실을 왜곡하는 말을 하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왜’ 그런 말을 했는지를 이해하고, 적절한 방식으로 도와주는 것입니다.

아이의 거짓말을 훈육의 대상이 아닌, 마음의 표현을 이해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면 부모와 아이 사이의 신뢰는 훨씬 더 단단해질 수 있어요.


2. 거짓말의 시작, 나이별 특징부터 이해해요

 

거짓말은 생후 몇 개월부터 시작되는 행동은 아닙니다. 아이의 인지 발달과 함께 점차 등장하게 되며, 대체로 만 2세 전후부터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거나 위기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말이 나타납니다.

  • 만 2세 이전: 진짜 거짓말은 거의 하지 않으며, 상상과 현실의 구분이 어려운 상태입니다.
  • 만 3세 전후: 자신이 한 행동이 부모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를 고려하기 시작하며, 소위 말하는 ‘거짓말’ 형태가 드러납니다.
  • 만 4~6세: 목적을 갖고 일부러 사실을 숨기거나 조작하는 행동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 시기부터는 감정 표현, 타인 시선 의식, 처벌 회피 등 거짓말의 동기가 다양해집니다.

중요한 점은, 이 모든 과정이 ‘나쁜 아이’가 되어서가 아니라 뇌의 발달과 자기 통제 능력 형성과정에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라는 점입니다.


3. 훈육,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아이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훈육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은 많은 부모들이 느끼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훈육도 아이의 발달 단계에 맞춰 적절히 시작해야 효과적이에요.

전문가들은 훈육은 아이가 간단한 언어적 지시를 이해할 수 있는 만 2세 이후부터 점진적으로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권합니다. 그전까지는 ‘가르침’보다는 **모델링(모범 보이기)**이나 환경 조절을 통해 아이가 자연스럽게 옳고 그름을 배우도록 도와야 해요.

예를 들어, 만 2세 아기가 “안 했어”라고 거짓말을 했을 때 “거짓말하면 안 돼!”라고 야단치기보다,
“엄마는 네가 사실대로 말해줘서 더 기뻐”라고 긍정적인 언어로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훈육의 목적은 처벌이 아닌 ‘올바른 행동의 방향을 알려주는 것’임을 잊지 마세요.
그리고 훈육이 시작된다고 해서 언제나 단호할 필요는 없습니다.
감정 조절을 배우고 있는 아이에게는 부모의 태도와 어조, 일관된 반응이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4. 아이의 거짓말에 대처하는 다섯 가지 원칙

 

거짓말이 걱정스럽더라도, 다음의 다섯 가지 원칙만 기억하면 아이와의 관계 속에서 훈육과 이해를 함께 병행할 수 있어요.

사실 확인보다 감정에 공감하세요
“왜 거짓말했어?”보다는 “속상해서 그런 말을 했구나”라고 말해보세요.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이해받는 경험을 통해 솔직해질 수 있습니다.

과장된 반응은 피하세요
거짓말에 과도하게 화를 내거나 실망한 모습을 보이면, 아이는 더 숨기려고 할 수 있어요. 차분하게 반응하세요.

정직을 선택한 행동은 칭찬해주세요
아이가 사실대로 말했을 때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마워”라는 말은 다음에도 진실을 말할 용기를 줍니다.

정직을 일상에서 모델링하세요
부모가 “나 지금 집에 있다고 말해줘”와 같은 작은 거짓말을 하는 모습은 아이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어요.
일상 속 솔직한 태도를 보여주세요.

잘못에 집중하기보다, 해결책에 집중하세요
거짓말의 원인을 파악해 함께 해결하려는 태도가 아이에게 더 깊은 신뢰를 줍니다.


5. 상상과 거짓말은 다릅니다

 

아이가 말하는 모든 비사실적인 내용이 거짓말인 것은 아닙니다.
“오늘 친구가 공룡 타고 유치원 왔어!” “나는 하늘을 날 수 있어!”와 같은 말들은 ‘허풍’이 아니라 ‘상상놀이’입니다.
이러한 표현은 언어 발달과 창의성의 한 과정이며, 비사실적인 내용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행동은 아닙니다.

또한, 아이는 상상과 현실을 점차 분리해가는 과정을 통해 진실과 거짓의 개념을 익히게 됩니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거짓말처럼 보이는 이야기에도 “정말? 그건 멋진 상상인데!”라고 반응하며 아이의 표현을 존중해 주세요.

상상력이 자란 아이는 결국 더 풍부한 정서 표현과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는 능력을 갖게 됩니다.


6. 부모도 아이도 자라는 시간이에요

아이의 거짓말은 ‘도덕적인 실수’가 아니라, 자신을 표현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처음엔 숨기고 부정하고 회피하더라도, 부모가 그 감정 뒤에 있는 이유를 이해해주고, 올바른 방향을 알려준다면 아이는 서서히 ‘정직’이라는 가치를 체험하게 됩니다.

또한 부모 자신도 완벽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와 함께 울고 웃으며, “솔직함이 우리 가족의 힘이야”라는 믿음을 꾸준히 보여주는 것이 가장 큰 가르침이 될 수 있어요.

말보다 더 강한 훈육은 늘 부모의 행동이라는 점, 기억해 주세요.
아이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는 태도는 어느 훈육서보다 훨씬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